PM 경험정리

Apr 10, 2025 · 27 min read

이전 회사에서 나는 게임 기획자로 1년간 근무했다. 게임 기획자가 주로 하는 일은 게임에 필요한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프로젝트 PM 역할도 일부 수행하게 되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내가 경험했던 PM 업무에 대해서 정리하고자 한다.

이전 회사의 주력 게임 장르는 하이퍼캐주얼이었다. 하이퍼캐주얼 게임이란 캐주얼 게임보다 더 캐주얼한 게임, 즉 극도로 캐주얼한 게임을 의미한다.

기존 코어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은 오랜 시간과 많은 리소스를 투자해 복잡한 조작법과 긴 플레이타임이 요구되는 게임을 제작한 후, 소수의 과금 유저를 통해 수익의 대부분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높은 위험 부담과 코어 게이머의 한정된 수로 인해 대기업 이외에는 접근하기 힘든 구조이다.

반면, 하이퍼캐주얼 게임은 게이머가 아닌 ‘유저’를 타겟으로 하여, 최소한의 리소스로 쉽고 중독성 있는 메커닉을 구현해 출시한다. 짧은 플레이타임을 가졌지만, 유저 수가 많아서 광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이퍼캐주얼 게임의 원칙

하이퍼캐주얼 게임이 준수해야 할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짧은 시간 내에 최대 만족감 제공

하이퍼캐주얼의 핵심 가치는 가장 적은 리소스로 최대한의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하이퍼캐주얼 대신 유저가 가용할 수 있는 매체에는 릴스가 있다. 릴스는 스와이프를 같은 간단한 조작만을 통해 여러 매체를 보여주고, 유저는 이를 통해 즉각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릴스와 차별화되는 하이퍼캐주얼의 장점은 참여 여부이다. 릴스와 달리 게임은 직접 참여가 가능하다. 유저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는 자율성이 있고, 조작에 따른 피드백이 주어져 만족감을 극대화한다.

이런 하이퍼캐주얼의 만족감 극대화 위해 소재 발굴과 피드백 타이밍, 연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디자이너와 함께 다양한 게임의 컴페티 연출들을 리서치하고, 릴스에서 트랜디한 소재를 탐색하였다.

2. 누구나 이해 가능한 단순한 룰

하이퍼캐주얼 게임의 주요 타겟층은 게임 경험이 거의 없는 ‘논 게이머’이다. 이들은 게임에 익숙하지 않기에 끌어들이기 쉽지 않지만 게이머에 비해 그 수가 상당하다. 이들을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많은 유저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논 게이머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익숙한 소재를 활용해야한다. 최근 유행하는 트랜디한 첼린지나 소재 등을 적극 활용해서 게임을 만들면 이런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게임 플레이 영상을 10초 안에 모든 룰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룰이 단순해야한다. 룰이 충분히 단순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플레이를 한 줄로 요약 가능한가?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내가 컨셉 제안부터 시작하여 실제 서비스까지 진행한 게임인 ‘스틸마스터’의 경우 플레이를 아래와 같이 한줄로 요약할 수 있다.

경비원을 피해 집에 있는 모든 물건을 훔친다.

이처럼 간단한 규칙 덕분에 유저들은 짧은 시간 내에 게임 메커닉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낮은 CPI(Cost Per Install)를 달성할 수 있었다.

반면 이전에 제안했던 게임 중 하나인 ‘레일더레일’은 스팀게임 ‘언레일드’를 모방한 것으로 플레이를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주변 자원(나무, 돌)을 채집해 선로를 만들어 목적지까지 연결한다.
열차는 계속 움직이며, 열차 앞에 선로가 없으면 게임 오버이다.

플레이가 앞선 게임에 비해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열차라는 소재 자체도 논 게이머에게 매력적이지 않아 CPI가 충분하게 나오지 않아서 결국 킥오프되지 못했다.

결국 논게이머의 심리적 장벽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소재를 이용해 얼마나 쉬운 게임을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해당 경험 이후부터 게임 컨셉을 제안할때 게임 플레이를 한줄로 정의할 수 있는지. 소재가 충분히 트랜디한지 고려하였다.

3. 게임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광고 지면 극대화

논 게이머 유저를 성공적으로 유입한 후에는, 수익 창출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들은 과금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직접적인 결제 유도보다는 광고를 통한 수익 모델이 효과적이다.

광고는 인터스티셜 광고와 리워드 광고로 구분된다.

인터스티셜 광고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 유저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이탈률이 상승할 수 있다. 이에 유저 경험을 최대한 해치지 않게 출력 시점을 최대한 자연스러운 화면 전환(예: 스테이지 종료 후 결과화면 전환 시)에 배치하여 유저 경험을 해치지 않도록 했다.

리워드 광고는 추가 개발 리소스가 필요하다. 따라서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리워드 광고는 유저가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시청하는 광고이기 때문에, 그 전에 유저 경험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담당했던 솔로레벨링 게임에서는 스테이지 실패 시 바로 게임 오버되는 대신, 유저가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는 ‘부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리워드 광고 지면을 도입했다. 이때, 게임을 반드시 클리어하고자 하는 유저는 광고를 자발적으로 시청하였고, 그 결과 부활은 전체 리워드 지면의 15%를 차지하게 되었다.

유저가 어떤 순간에 어떤 보상을 원할지 면밀히 분석하고, 그 시점에 적절한 리워드 광고를 추가하면 이탈률을 줄이면서도 광고 시청률을 높일 수 있다.


지표 기반의 스프린트 운영

게임이 킥오프되면 본격적인 스프린트가 시작된다. 스프린트 시작 시 목표 지표를 설정하고, 종료 후에는 해당 지표를 분석해 다음 스프린트의 개선 방향을 결정했다.

나는 주로 인게임 지표를 중심으로 개선 방안을 제안했고, 담당 PM은 광고 지표를 중점적으로 전체 지표를 확인했다.

주요 지표

지표설명
D1~D7 Retention1일차부터 7일차까지의 재접속률
RV Imps per DAU일일 활성 유저(DAU) 당 리워드 광고 시청 횟수 (리워드 평균 시청 수)
IS Imps per DAUDAU 당 인터스티셜 광고 시청 횟수 (인터스티셜 평균 시청 수)
Playtime평균 플레이 타임

하이퍼캐주얼 게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개발 단계별 지표 확인 프로세스

개발 단계마다 핵심적으로 확인하는 지표가 달랐다. 아래의 프로세스를 모두 완료하면 한 게임의 스프린트가 마무리된다.

프로세스 단계주요 지표설명
MVP 제작 및 CPI 테스트CPI 목표 달성 여부게임 컨셉을 기반으로 MVP를 빠르게 제작한 후, CPI 목표치를 충족하면 킥오프 진행
핵심 게임 사이클 보강D1 리텐션스테이지, 메인/결과 화면 등 핵심 요소 추가 후 D1 리텐션 검증. 스테이지 기믹 및 인게임 연출을 추가해 만족도를 높임
플레이타임 증가 전략평균 플레이타임상점, 출석부, 도감 등 메타 시스템 도입을 통해 전체 플레이타임을 증가시킴
LTV 향상을 위한 수익화 전략RV Imps per DAU, IS Imps per DAU게임 로직 안정화 후, 유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워드 광고 지면을 적극 추가하여 수익 극대화

스프린트 경험 정리1 : 솔로레벨링

솔로레벨링은 러너 게임이다. 러너 게임이란 플레이어가 스테이지 시작부터 종료까지 계속해서 달리고, 유저는 캐릭터의 위치를 좌우로 조절할 수 있는 게임 장르중 하나이다. 스테이지 내에서 다양한 기믹이 등장하며, 유저는 이 기믹에 대한 선택을 내려야한다.

게임의 플레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즉 최대한 많은 적을 처치하면서, 너무 강한 적과 충돌하지 않도록 조심하는게 관건이다.

이 게임에서 만족감을 주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1. 적을 연속적으로 빠르게 처치하는 모션
  2. 적을 처치할때 빠르게 올라가는 레벨
  3. 레벨이 오를수록 화려하게 진화하는 캐릭터 모습

1~3스프린트: 플레이타임 끌어올리기

MVP 단계에서 이미 D1 리텐션이 40%를 넘어 킥오프 되었기 때문에, 킥오프 이후에는 현재 리텐션을 유지하면서 메타 시스템을 추가해 플레이타임과 D3, D7 리텐션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했다.

특히 인게임 요소를 강화하여 만족도를 올리는 작업을 주로 진행하였다. 주요 작업은 아래 리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평균 플레이타임 600초에서 1000초까지 증가시키는 성과를 달성했다.  

해당 스프린트 기간 동안 했던 테스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테스트는 기믹 추가 테스트였다. 지표를 통해 신규 기믹이 도입된 스테이지의 이탈률이 기존 스테이지보다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근거로 신규 기믹을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다만, A/B 테스트에서 신규 기믹 스테이지를 테스트할 때 스테이지 배치 순서를 독립 요인으로 고려하지 않고 테스트를 진행해서, 스테이지 배치에 테스트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 즉 노이즈가 있을 가능성이 있었기에 테스트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4~6 스프린트 : 리워드 지면 대폭 늘리기

플레이타임 증가에 성공한 후, 이제 수익화 단계로 넘어가 광고 지면을 대폭 늘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단계에서는 RV(리워드 광고) 지면을 적극 도입하였다. 이러한 업데이트의 결과, 기존에는 리워드 광고 시청 횟수가 0.2회 미만이던 것이 6스프린트 이후 2회로 증가했다.

추가한 RV지면은 다음과 같다:

7~ 10 스프린트: 메타시스템 적극 추가

원래는 이 정도에서 스프린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게임 지표가 매우 좋았기에 인터스티셜과 리워드 광고 노출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메타 시스템을 추가 개발했다. 이중 하나는 보스전 시스템이다. 인게임에서 얻은 티켓을 사용해 진입할 수 있으며, 보스를 빠르게 터치하여 처치하면 인게임 재화 획득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리워드 광고 시청 횟수는 2회에서 3.5회로, 인터스티셜 광고 노출 횟수는 7회에서 9회까지 증가했다.

또한 스프린트 10에서는 후반부에 난이도가 높은 스테이지를 추가하는 A/B 테스트를 진행했다. 후반부에 난이도가 높은 스테이지들을 추가하면,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가 더 오래 플레이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테스트 결과 실제 플레이타임 증가와 이탈률 감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 회고

솔로레벨링은 내가 입사 후 처음 맡은 게임이었다. 지표를 분석하고 보는 것이 서툴렀고 노이즈를 충분히 제거하지 않고 주관적 판단이 분석 과정에서 개입되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러나 게임의 기본 로직과 메커닉이 탄탄해 어떤 업데이트를 추가해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프로젝트로 기억된다.


스프린트 경험 정리2 : 스틸마스터

스틸마스터는 아케이드 게임으로, 게임 플레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즉 들키지 않게 모든 물건을 훔치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 목표다.

이 게임에서 만족감을 주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소재의 매력 덕분에 CPI는 낮게 나왔으나, 초반 리텐션이 10%대여서 게임 경험 개선이 필요했다. 가장 먼저 개선하고자 한 부분은 레벨 디자인이었다. 특히 2레벨 스테이지 이탈률이 높아서 여러가지 맵을 만들어서 테스트 해보았다.

제일 먼저 스테이지 넓이와 상관관계가 있을까 하여 넓은 스테이지와 좁은 스테이지를 제작하여 비교하였으나 두 스테이지 간의 지표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았다.

아니면 스테이지 내부에 배치된 물건 갯수가 상관관계가 있을까 하여 물건이 많은 스테이지와 적은 스테이지를 비교했으나 이 역시 초반 이탈률은 개선되지 않았다..

문제의 원인을 깊이 고민한 결과, 게임의 만족 포인트는 물건들을 한꺼번에 훔치는 모션에서 온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에 맵을 새로 다시 디자인했다. 작은 물건들이 연속적으로 배치되어있는 맵이었다. 해당 맵으로 다시 테스트를 한 결과 플레이타임이 크게 증가하고 이탈률도 크게 감소했다. 이에 DD1 리텐션이 10%대에서 26%까지 상승했고, 플레이타임이 기존 300초에서 900초로 크게 증가했다.

이후, D1 리텐션을 30%대로 끌어올리고 플레이타임을 1000초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추가 스프린트를 진행했다. 훔치기 모션 개선, 캐릭터 이동 속도나 훔치기 조정, 맵 순서 배치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리텐션이 계속해서 끌어올려지지 않았고, 다른 우선순위가 높은 게임에 밀려 스프린트가 종료되었다.

프로젝트 회고

해당 게임은 컨셉 제안부터 서비스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주도했던 프로젝트라 개인적인 의미가 매우 컸다. 다만 게임의 핵심 만족 포인트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해 초반 지표를 끌어올리는데 너무 많은 리소스를 투입했던 점이 정말 아쉽다.

소재 자체의 매력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점이 특히 아쉬웠다.


경험 회고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스프린트를 진행했었기에 지금 돌아보면 아쉬웠던 점이 참 많다.

지표 기준의 부재

게임 에널리틱스 툴을 주로 활용했지만, 해당 툴이 지표를 어떻게 집계하는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아 누가 지표를 산출하느냐에 결과가 달라져 혼선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중 특히 DAU 산정 방식이나 Impression 등 각 지표의 기준이 전사적으로 통일되지 않아 혼란이 자주 발생했다. 만약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이러한 가이드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을 것 같다.

객관적인 지표 분석 미흡

지표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했지만, 데이터에 노이즈가 많아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다. 노이즈를 제거한 객관적인 지표를 산출할 수 있었다면 보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돌아간다면, 명확한 가설 수립과 체계적인 테스트를 통해 객관적인 지표에 기반한 설득력을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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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김다영

카비게임즈 대표이자 1인 인디게임 개발자입니다.